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정정당당

무너미 2018. 2. 22. 20:25


[가슴으로 읽는 동시] 정정당당

 

정정당당

 

뉴스를 보면

날마다 다툰다.

 

뉴스를 보면

할아버지는

아빠는

우리 집도

날마다 다툰다.

 

지금

우리나라에

제일 필요한 것은

당도 당도 아닌

정정당당

 

가을운동회

달리기 하는

우리들처럼

 

-박선미(1961~ )

'정정당당'이 펄떡펄떡 살아 숨 쉬는 곳이 있다. 세계 어른들의 겨울 운동회인 평창올림픽 경기장이다. 그곳에서도 다툼이 심하다. 다툼이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하지만 깨끗이 경쟁하며 다툰다. 웃고 칭찬하며 다툰다. 멋진 다툼 아닌가. 이게 바로 정정당당이다. 어린이들도 운동회 날 정정당당히 경쟁하는데, 당과 당은 선의의 경쟁 아닌 싸움으로 날을 지새운다.

 

가정에까지 다툼을 번지게 하는 당과 당의 존재 가치를 어린이는 아주 낮게 채점한다. '우리나라에/ 제일 필요한 것은/ 당도 당도 아닌'이라는 표현이 그걸 말해 준다. 어린이 꾸중에 속이 시원한 사람도 있을 게다. 집과 학교, 사회, 나라를 4연과 같은 풍경으로 채웠으면 좋겠다. 그때 정정당당하지 않은 당과 당을 빼버리면 어떨까.

 

박두순·동시작가

출처 : http://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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