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이월과 삼월

무너미 2018. 3. 2. 19:56


[가슴으로 읽는 동시] 이월과 삼월

 

이월과 삼월

 

봄을 빨리 맞으라고

2월은

숫자 몇 개를 슬쩍 뺐다.

 

봄꽃이

더 많이 피라고

3월은

숫자를 꽉 채웠다.

 

신복순(1965~ )

앙증맞은 동시다. 2월은 날도 덜 채운 채 급히 떠나고, 3월이 서둘러 도착했다. 2월은 왜 짧나? 궁금했는데 어린이 마음을 대입하니 궁금증이 풀렸다. 봄을 빨리 맞고 싶어 하는 기다림으로 숫자 몇 개를 슬쩍 뺐다는 것이다. 3월은 왜 숫자를 31일로 꽉 채웠나? 봄이 며칠이라도 꽃을 더 피워 앞가슴에 꽂고 있으라는 응원이란다. 동심 물씬 풍기는 상상력이다.

 

어린이는 묻혀 있는 상상력을 깨워 싹 틔우는 데 능하다. 비과학적인 맛나는 상상을 건져 올리는 특권도 가졌다. 그걸 키워주는 밑거름이 이런 동시다. 2월의 양보로 봄이 잰걸음으로 왔다. 2월이 빨리 건네준 봄철을 우리는 누리기만 하면 된다. 가슴 뜰에 나를 꽃피우는 것이다. 3월 첫날, 꽃필 맘으로 나를 나답게 세우는 독립 선언을 하는 것도 의미가 크리라.

 

박두순 동시작가

출처 : http://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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