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가슴으로 읽는 동시] 편지 편지 썼다간 찢고 찢었다간 다시 쓰고, 무엇부터 적나 눈을 감으면, 사연보다 먼저 뜨는 아, 그리운 모습. ―최계락(1930~1970) 요즘 같은 세상에 무슨 손 편지냐고? 손 전화 메시지나 이메일로 보내면 금방 탁 날아갈 건데…. 편지를 쓰고, 넣고, 봉하고, 부쳐야 하..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8.01.04
배추흰나비 [가슴으로 읽는 동시] 배추흰나비 배추흰나비 너도 아기였을 때 초록 배춧잎에 송송 구멍을 낸 못 말릴 애벌레였단다. ―오순택(1942~ ) 오호, 그렇군. 우아한 날개와 몸매로 아름다운 비행을 하는 배추흰나비도 애벌레였을 땐 못 말릴 말썽꾸러기였구나. 사람도 '못 말릴 애벌레' 시절을 거..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2.28
푸념 [가슴으로 읽는 동시] 푸념 푸념 친구를 떠나보냈다며 기운 없이 들어오신 할아버지 -나는 지들 가는 것 다 봐 주는데 나 가는 길 누가 봐 주려나? 가만히 듣고 있던 다섯 살 내 동생 -하부지 내가 같이 가 줄게! ―양인숙(1955~ ) 오호, 기특해라. 감동으로 가슴이 찌르르 운 끝에 먹먹해진다...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2.21
겨울나무 [가슴으로 읽는 동시] 겨울나무 겨울나무 넌 해낼 줄 알았어! 모진 찬바람에도 꼿꼿이 서 있는 네 모습은 추워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당당해 보이던 걸. 왜 그랬는지 이제야 알겠어 솜털처럼 여린 꽃눈! 네가 품은 그 꽃눈 때문이란 걸. ㅡ박영애(1971~ ) 찬바람도 세차서 매섭게 추운 요즘 같..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2.14
겨울 몸무게 [가슴으로 읽는 동시] 겨울 몸무게 겨울 몸무게 애써 키운 것도 나눠 주고 나니, 몸무게 가벼운 풀 몸무게 가벼운 들판 몸무게 가벼운 나무 겨울은 몸무게가 가볍다. ―우점임(1955~ ) 겨울도 몸무게가 있다고? 처음 들어보는 말이네. 겨울은 몸무게가 가볍다고? 겨울 몸무게, 참 엉뚱한 생각..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2.07
고슴도치 [가슴으로 읽는 동시] 고슴도치 고슴도치 선생님, 저는 가시 때문에 풍선 불기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엉덩이로 풍선 터트리기는 니가 최고잖아 그러면 됐어. ―박성우(1971~ ) 하하하. 재미있어 막 웃다가 웃음을 딱 멈췄다. 이건 웃을 일이 아니다. 단순한 고슴도치 이야기가 ..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2.01
콩 [가슴으로 읽는 동시] 콩 콩 엄마와 벌레 먹은 콩을 고른다 가끔 손을 빠져나간 콩들이 식탁 밑으로 떨어져 마룻바닥을 뛰어간다 콩 콩 콩 콩 아무렇게나 뛰는 것 같은데 콩은 한 걸음 뛰는데도 자기 이름을 건다. ―류경일(1964~ ) 메주를 쑤려고 콩을 고르는 모양이다. 12월 초순까지 메주..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1.16
첫눈 [가슴으로 읽는 동시] 첫눈 첫눈 첫눈은 첫눈이라 연습 삼아 쬐끔 온다 낙엽도 다 지기 전 연습 삼아 쬐끔 온다 머잖아 함박눈이다 알리면서 쬐끔 온다 벌레 알 잠들어라 씨앗도 잠들어라 춥기 전 겨울옷도 김장도 준비해야지 그 소식 미리 알리려 첫눈은 서너 송이 ―신현득(1933~ ) 햐, 첫..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1.09
착한 세상 [가슴으로 읽는 동시] 착한 세상 착한 세상 착한 오리 착한 빵 착한 낙지 착한 양파 착한 설탕 착한 꽃배달 착한 말 착한 아들 착한 영어 착한 과외 착한 기름 착한 강아지 착한 커피 더 착한 음료 정말요? ―유은경(1969~ ) 시가 착한 것으로 꽉 차 있다. 14 가지나! 정말 착한 세상이네. 이러..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1.02
가을은 [가슴으로 읽는 동시] 가을은 가을은 꽃이 예쁘지 않는 일은 없다. 열매가 소중하지 않는 일도 없다. 하나의 열매를 위하여 열 개의 꽃잎이 힘을 모으고 스무 개의 잎사귀들은 응원을 보내고 그런 다음에야 가을은 우리 눈에 보이면서 여물어 간다. 가을이 몸조심하는 것은 열매 때문이다 ..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2017.10.19